춘베리아에서 로즈마리 키우기
바람이 매서운 땅에서도 허브는 자랄 수 있을까
춘천, 봉화산 바람이 내려오는 이곳을 ‘춘베리아’라고 부릅니다. 겨울이 길고 바람이 차가워, 허브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땅이지요. 그런 곳에서 나는 로즈마리를 3년 키웠습니다. 세 번의 겨울을 지나며 조금씩 배웠습니다.
1년 차 – 노지 월동의 실패
로즈마리를 분양받아 처음엔 화분에서 길렀습니다. 화분에서도 잘 자랐지만, 주중에 물을 챙기지 못하거나 주말에 집을 비우는 날이 겹치면 수분 부족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정원 빈 공간에 심어 자연과 함께 살게 하자.” 봄·여름·가을, 로즈마리는 놀라울 만큼 잘 자랐습니다. 햇빛과 바람, 흙의 온기를 좋아하는 듯했습니다.하지만 문제는 겨울이었습니다. 첫해에는 비닐로 감싸 보온을 해주었습니다. 12월까지는 잘 버텼지만, 1월 강추위에 결국 동사하고 말았습니다.
배운 점
- 춘천처럼 최저 -15℃ 이하로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노지 월동은 매우 어렵다.
- 비닐 보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2년 차 – 실내 이동, 그러나 과한 전정
3월 말, 다시 로즈마리를 분양받아 정원에 심었습니다. 이번에도 봄·여름·가을은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 실내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로즈마리를 짧게 잘랐습니다. 월동을 쉽게 해주려는 마음이었습니다. 겨울 동안 겉보기에는 살아 있는 듯했지만 봄에 다시 정원에 옮겨 심었을 때 뿌리가 많이 죽어 있었습니다. 결국 뿌리가 멀쩡한 개체를 다시 입양해 세력을 유지했습니다.
배운 점
- 월동 전 과한 전정은 뿌리 약화를 부른다.
- 로즈마리는 지상부보다 뿌리 관리가 더 중요하다.
- 실내 환경(통풍·습도)이 맞지 않으면 뿌리가 상하기 쉽다.
3년 차 – 성공한 월동
세 번째 겨울에는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 전정은 최소화
✔ 실내 밝은 창가에 배치
✔ 1주일에 한 번, 과하지 않게 물 주기
✔ 흙이 완전히 마른 뒤 급수
그 결과, 로즈마리는 겨울에도 싱싱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잎은 짙은 초록을 유지했고, 줄기는 단단했습니다. 이제 올해 봄, 다시 정원으로 옮겨 심을 예정입니다. 조금은 더 자신 있게.
춘베리아에서 로즈마리 월동 팁 정리
1️⃣ 노지 월동은 가능할까?
- 중부 내륙 강추위 지역은 거의 불가능
- 방풍·부직포·짚 보온을 해도 한계 있음
2️⃣ 실내 월동 핵심 4가지
- 햇빛 충분 (남향 창가)
- 통풍 유지
- 과습 금지
- 전정 최소화
3️⃣ 가장 흔한 실패 원인
- 과습 → 뿌리 썩음
- 과한 전정 → 생육 약화
- 급격한 온도 변화
자연과 더불어 자라는 허브
로즈마리는 강한 식물입니다. 하지만 ‘강하다’는 말은 추위를 견딘다는 뜻이 아니라 적응을 기다려준다는 뜻인지도 모릅니다. 세 번의 겨울을 지나며 나는 로즈마리를 키운 것이 아니라 겨울을 배우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올해 봄, 정원 빈 공간에 다시 심어질 로즈마리.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래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