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작약을 찾아서, 그리고 다시 심은 이야기

3년 전의 작은 선택, 그리고 뒤늦은 깨달음

3년 전, 인터넷에서 한국 토종 작약 모종을 파는 곳을 알게 되어 한 판(30구)을 구입했다. 기쁜 마음으로 뒤뜰, 이미 작약이 자라고 있던 자리 근처에 모종을 심었다. 그때는 몰랐다. 토종 작약이 나무 아래와 같은 반그늘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하루 종일 햇볕이 드는 곳에 심어버린 결과는 조용히 드러났다. 다음 해에는 7개, 그리고 올해는 5개만 남았다. 식물은 말이 없지만, 자리 하나로 답을 알려주고 있었다.


살아남은 다섯 뿌리, 자리를 옮기다

고민 끝에 장소를 바꾸기로 했다. 오후부터는 해가 들지 않는, 뒤뜰 수도가 근처 국화를 심어둔 자리. 그곳이라면 조금 더 숨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아 있는 5주를 조심스럽게 캐어 옮겨 심었다. 모종삽을 넣는 순간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 옮기는 것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컸다. 올해는 이 아이들이 버텨주기를, 그저 그렇게 바랄 뿐이다.


토종 작약을 찾아 헤매다

그러다 문득, 정작 토종 작약 꽃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제대로 된 토종 작약 꽃을 한번 보자.” 모종과 구근을 구하려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대부분은 개량종이었다. 쉽지 않았다.


결국 만나게 된 토종 작약

그렇게 찾던 중, 직장 가까운 곳에 토종 작약을 기르는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심스럽게 전화를 드렸고, 다행히 재배지를 방문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토종 작약, 백작약 구근을 구입할 수 있었고 꽃이 달린 몇 년 된 구근도 부탁 끝에 한 뿌리를 얻을 수 있었다. 쉽게 얻은 것이 아니어서인지, 손에 들고 돌아오는 길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다시 준비한 자리, 다시 시작

주말에 밭을 다시 손봤다. 배양토와 식재용 비료를 섞어 땅의 힘을 먼저 살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구근을 심었다. 고양이가 흙을 파는 습성을 생각해 위에는 방지망도 설치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오래 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기다림의 시간

심은 뒤에는 아침과 저녁으로 물을 주며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저 뿌리가 자리를 잡고 언젠가 꽃을 보여주기를 기다리는 일뿐이다.


🌱 산들바람의 생각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결국 기다림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조금 늦게 알게 된 사실과 조금 돌아온 길이지만 그래도 다시 심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