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의 귀촌일기] 07 물이 흐르고 온기가 돌다: 수도 공사의 희열과 동파의 시련
1. 보이지 않는 혈관, 수도 배관을 잇다
집의 뼈대인 서까래와 심장인 전기를 정비했으니, 이제 피가 흐르게 할 차례였습니다. 다행히 마을 배관에서 집 계량기까지는 수도가 들어와 있었지만, 이를 집 안 곳곳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숙제였습니다.
편안 시골 생활을 위하여 부엌에는 냉수를 직접 연결하고, 안방 보일러를 거쳐 온수까지 콸콸 나오도록 배관을 짰습니다. 이제 시골집에서도 따뜻한 물로 설거지할 수 있고 손이 시리지 않아도 됩니다.

2. 살아보고서야 알게 된 아쉬움: “마당에도 수도를 뺄걸”
수리 당시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시골 생활의 절반은 마당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요. 꽃나무에 물을 주고, 텃밭 작물을 돌보고, 흙 묻은 장화를 닦는 모든 일에 물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앞마당에 수도를 미리 빼두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지금은 보일러실에서 긴 호스를 연결해 물을 주고 있는데, 볼 때마다 ‘그때 조금만 더 앞을 내다봤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또한 삼막골이 제게 가르쳐준 소중한 경험의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3. 첫해 겨울의 혹독한 신고식, 보일러 동파
겨울이 오기 전, 나름대로 완벽하게 월동 준비를 했다고 자부했습니다. 배관마다 보온재를 꽁꽁 싸매고 준비를 마쳤건만, 삼막골의 첫 겨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보일러실 배관이 얼어붙어 한바탕 고생을 치렀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니 첫번째는 수도 배관이 허술 한 것이 었고, 두번째는 허탈하게도 ‘열어둔 보일러실 창문’ 때문이었습니다. 배관을 싸는 기술도 부족했지만, 가장 기초적인 창문 단속을 잊었던 것이지요. 꽁꽁 얼어붙은 배관을 녹이며 “아, 이게 진짜 시골 살이구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금은 스마트 컨트롤러를 설치하여 도시에서 시골 보일러를 원격으로 조절하며 동파에 대비하고 있어서 처음보다는 마음이 편합니다.

4. 맺으며: 실패를 통해 배우는 집과의 교감
수도 공사와 동파 사고를 겪으며 저는 이 집과 조금 더 가까워졌습니다. 도시에 살 때는 수도꼭지만 돌리면 나오는 물이 당연했지만, 삼막골에서는 배관 하나, 창문 하나에도 세심한 손길을 주어야 물이 흐른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쉬움과 실수가 섞여 있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우리 집의 물길 이야기입니다.
귀향일기 1~10부 한눈에 보기
- 1부 : 귀향을 떠올리게 된 계기
- 2부 : 고향집 수리 잔혹사
- 3부 : 아궁이와의 전쟁
- 4부 : 안전을 다시 설계하다.
- 5부 : 미안하다, 고맙다
- 6부 : 정감 어린 돌담을 복구하다.
- 8부 : 화장실을 세우고 정화조를 묻다
- 9부 : 삼막골의 일원이 된다는 것
- 10부 : 초보 농부의 혹독한 입문기
- 마치며 : 마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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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귀촌 과정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 농촌 생활을 준비하거나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산들바람 다이어리는 농촌의 일상과 삶을 기록하는 개인 미디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