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위에 앉아 있는 작은 검은색 푸들 ‘사랑이’가 파란 외투와 흰색 목도리를 착용한 채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 왼쪽에는 ‘작은딸의 첫 친구, 사랑이의 이야기 2013–2024’라는 글귀가 적혀 있으며, 오른쪽 아래에는 © Sandeulbaram Diary 표시가 들어 있다.”

[사랑이 이야기 1/2] 🐾 작은딸의 첫 친구

1. 2013. 2. 17 입양 – 2024. 11. 1

집이라는 공간은, 결국 함께 살아온 존재들이 남긴 숨결로 완성된다. 우리 가족에게 그 숨결을 가장 따뜻하게 채워준 존재가 있었다. 작은딸이 직접 이름 지어준 강아지, 사랑이이다.


2. 작고 따뜻한 기적의 시작

2013년 2월 17일. 경기도 가평에서 처음 품에 안았던 순간의 말랑한 체온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는 듯하다.

학교생활이 힘들던 작은딸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친구를 찾던 가족은 ‘크지 않고, 털이 적게 빠지는 견종’을 고민했고 그 끝에 토이 푸들을 선택했다. 작은딸은 그 아이에게 망설임 없이 ‘사랑이’라는 이름을 건넸다. 그 이름 그대로 사랑이는 우리 가족의 작은 기적이 되었다.


3. 작은딸의 친구, 우리 가족의 위로

처음에는 교육도 서툴고, 모르는 것도 많았다. 하지만 사랑이는 금세 가족의 중심에 스며들었다. 언니 침대에 아무도 못 올라오게 하며 짖던 모습, 집 안을 총총 뛰어다니던 발걸음, 가족을 바라보던 검은 눈동자. 사랑이는 작은딸에게는 든든한 친구였고 엄마·아빠에게는 집을 환하게 밝혀주는 존재였다.


4. 엄마의 치료 기간, 잠시 떨어져 지냈던 시간

2015년, 엄마가 병원 치료를 받으며 몸이 많이 약해진 시기. 혹시나 강아지 알러지가 생기지 않을까, 사랑이가 엄마의 회복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여 부득이하게 사랑이를 부산 이모부 집으로 보내야 했다. 약 8개월 동안 사랑이는 이모부에게 여러 가지 늦은 기초 교육을 배우며 한층 안정된 아이가 되었고 엄마의 치료가 끝나자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는 더욱 깊이, 더욱 사랑스럽게 우리 곁을 지켰다.


5. 가족과 걸었던 산책길의 기억

사랑이와 함께한 일상 중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건 아파트 단지의 산책길이다. 출근 전 짧은 걸음, 저녁 먹고 난 후 천천히 걸었던 길, 봄이면 벚꽃이 흩날리던 코스, 가을이면 낙엽을 밟으며 사각사각 소리를 내던 그 길. 언제나 손에는 배변봉투를 챙긴 가족들이 있었고, 사랑이는 냄새를 맡으며 이곳저곳 영역표시를 하던 모습이 참 자연스러웠다. 작은딸과 엄마가 함께 산책을 나가던 날엔 두 사람 옆을 졸졸 따르며 꼬리를 흔들던 사랑이의 실루엣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길들은 이제 걸을 때마다 사랑이를 떠올리게 만드는,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6. 함께 쌓여간 일상의 조각들

집에 돌아오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 반겨주던 아이. 나갈 때 인사하지 않으면 섭섭했는지 작은 심술을 부리던 모습. 방에서 실수를 하거나 물건을 물어 뜯던 모습마저도 지금은 다정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슬개골 문제가 있어 늘 걱정되었지만 큰 통증 없이 일상을 보냈고 주말이면 시골집에서 바람을 가르며 마음껏 뛰어다녔다. 고양이들에게 질투 섞인 짖음을 하던 모습도 사랑이만의 개성이었다.


7. 2024년 11월 1일,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

그날도 사랑이는 엄마·아빠를 따라 시골집에 함께 들어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신나게 뛰어다니던 사랑이. 해가 지고 짐 정리로 분주하던 시간, 아빠가 주차를 위해 잠시 차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고, 사랑이는 조용히 그 뒤를 따라 나갔다. 저녁 식사 시간, 사랑이가 보이지 않자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CCTV를 확인하자 사랑이가 아빠를 따라 나서는 장면이 보였고 랜턴을 들고 차가 움직였던 자리로 향했을 때 가족은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과 마주하게 되었다. 사랑이는 조용히, 너무도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 있었다.


8. 사랑이를 보내던 아침

작은딸은 소식을 듣자마자 밤길을 달려 내려왔고 큰딸도 다음 날 아침 일찍 합류했다. 아빠는 사랑이가 편히 쉴 곳을 정하고 손수 땅을 파두었으며 가족은 모두 함께 사랑이를 안식처에 눕히고 작은 추도식을 올렸다. 바람이 살짝 스치던 그 순간, 사랑이의 숨결이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9. 사랑아! 고마웠어

너는 작은딸의 첫 친구였고 엄마·아빠에게는 자식 같은 존재였고 큰딸에게는 귀여운 동생 같은 아이였어.아파트 산책길에서도, 시골집의 산들바람 속에서도, 우리 가족의 일상 어디에서든 언제나 곁을 지켜주던 사랑이. 너와 함께했던 시간은 우리 가족이 평생 잊지 못할 가장 따뜻한 선물이었다. 지금도, 앞으로도, 너는 언제나 우리 안에서 숨 쉬고 있을 거야.

사랑아, 우리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잊지 않을게.

그리운 사랑이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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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시골 생활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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