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시리즈 3/4] 까마귀 이야기
🐦어느덧 세 번째 기록
그날 이후로 까마귀를 보는 시간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요즘도 시골에 가면 녀석들을 유심히 바라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저 먹이를 주는 일이었는데, 이제는 어딘가 사람을 기다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듭니다.
녀석들은 사람을 알아보고, 우리가 오는 시간을 기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1. 먹이보다 앞선 ‘질서’의 발견
먹을 것을 주기 시작했을 때는 두 마리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세 마리, 네 마리로 늘어났더군요. 신기한 것은 한꺼번에 몰려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서로 순서를 지키며 먹이를 가져가는 모습
- 차례를 나누는 묘한 질서
그 질서 정연한 모습이 제게는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2. 울음소리 뒤에 숨겨진 신호
어제 오후, 나무를 자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까마귀들이 유난히 시끄럽게 울어대기에 이유를 확인해 보니, 아내가 평소보다 먹을 것을 조금 더 챙겨 주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소란은 “지금이다!” 하고 동료들에게 알리는 기분 좋은 외침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에게 소식을 전하는 그들만의 공동체 의식을 엿본 순간이었습니다.
🔍 알고 계셨나요? 까마귀는 최소 4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울음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먹이의 유무, 천적의 등장 등을 매우 구체적인 소리로 동료들에게 전달합니다.
3. “얼른 와라” – 목소리로 전하는 진심
요즘은 일부러 까마귀들에게 말을 겁니다. “먹을 거 줄 테니 얼른 와라.” 산책길 전봇대에 앉아 있던 까마귀에게 그렇게 말을 건넸더니, 제 말을 알아들은 듯 먹이를 주는 장소를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부러 같은 말로 부르고,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사람도 낯선 얼굴보다 익숙한 목소리에 먼저 마음이 열리듯, 까마귀들도 그럴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제 녀석들은 말을 알아듣기보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다가오는지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 까마귀의 놀라운 기억력 연구에 따르면 까마귀는 사람의 얼굴을 한 번 익히면 수년간 기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에게 호의적인 사람과 위협적인 사람을 구분하며, 이 정보를 동료나 새끼에게 공유하기도 합니다.
4. 자연이 허락한 ‘한 걸음’의 미학
그래서 요즘은 먹이를 주는 일보다, 그전에 말을 거는 시간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산들바람의 생각 사람이 자연을 향해 한 걸음 천천히 다가가면, 자연도 딱 그만큼의 거리만큼은 조용히 다가와 줍니다.
이 관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까마귀를 보며 느린 교감의 소중함을 매일 배워갑니다.
💡 까마귀와 친해지고 싶은 분들을 위한 작은 팁
- 일관성 유지: 매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보세요. 까마귀는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 적당한 거리 두기: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가면 경계할 수 있습니다. 까마귀가 스스로 거리를 좁힐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자극적인 음식 금지: 사람이 먹는 짠 음식보다는 견과류나 익히지 않은 고기 조각 등이 건강에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