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음악을 나타내는 이미지

[산들바람 일기] 친구의 늦은 밤 전화와 김창완의 ‘독백’

“아픈 데 없지? 그럼 됐다.” 그 한마디가 불러낸 청춘의 안부


어제 밤늦게, 고등학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급한 일인가 하고 서둘러 받았더니 다짜고짜 이렇게 묻는다. “야… 너 아픈 데 없지?” 나는 얼떨결에 “어… 없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그래. 그럼 됐다.” 그 한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짧고 뜬금없는 전화.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그러고 나니 다른 친구도 떠올랐다. 혹시 그 애도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이번엔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너… 아픈 데 없지?” “어. 없어.” “그래. 그럼 됐다.” 말 한 마디도 안 맞춰봤는데 두 번의 대화가 똑같이 끝났다.우리 나이의 안부란 이렇게 단순하고 담백해진 걸까. 그런데 전화를 끊는 순간 문득 한 노래가 마음속에서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김창완의 ‘독백’.

어두운 거리를 나 홀로 걷다가 밤하늘 바라보았소
어제처럼 별이 하얗게 빛나고 달도 밝은데
오늘은 그 어느 누가 태어나고 어느 누가 잠들었소…

그 노래에서 흘러나오던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잠드는’ 인생의 덧없음과 쓸쓸함.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작은 ‘나’. 그리고 그 주변을 지키던 사람들의 온기. 어쩌면 늦은 밤 친구들의 전화는 그때의 노래처럼 세월을 건너온 작은 안부의 독백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말은 짧아졌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깊어진 나이. 서툴고도 솔직하게 “아픈 데 없지? 그럼 됐다.”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들. 그 친구들이 있었던 청춘이 떠오르고, 그 시절 귓가를 적시던 **‘독백’**이 다시 조용히 내 마음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