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의 귀촌일기 1/10] 암 투병 중인 아내와 결심한 5도 2촌, 치유의 땅 ‘삼막골’로 가다
1. 인생의 불청객이 찾아온 순간
결혼 후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이었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살아온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12월, 우리 가족에게 예고 없는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아내의 암 판정. 그 후 이어진 제거 수술과 6개월간의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는 우리 부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투병에 지친 아내가 어느날 저를 보면 말했습니다. 도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고, 맑은 공기와 조용한 흙내음이 있는 곳에서 쉼을 갖고 싶다고 말입니다.
2. 왜 이름 없는 시골, ‘삼막골’이었나
치유를 위한 장소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바로 제 고향, 삼막골이었습니다. 세련된 전원주택 단지도 많았지만, 굳이 오래된 고향집을 택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1.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연고지’의 힘
전혀 모르는 타지에서 새롭게 적응하는 것은 환자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향은 눈 감고도 훤한 길, 정겨운 이웃이 있는 곳입니다. 텃세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컸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곳에는 큰 형님이 먼저 귀향해서 살고 계셨습니다.
2. 현실적인 ‘실행’의 속도
아내의 회복을 위해 시간은 금이었습니다. 새로 땅을 알아보고 계약하는 복잡한 과정 대신, 이미 우리 가족의 소유인 땅과 그 위에 있는 집을 수리하는 것이 가장 빠른 실행 방법이었습니다.
3. 주말 시골 생활(5도 2촌) 시작 전 체크리스트
로망만 가지고 시작하기엔 시골 생활은 현실입니다. 특히 아픈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꼼꼼해야 합니다.
1. 거리의 마지노선, ‘90분의 법칙’
도시집에서 시골집까지의 거리는 편도 1시간 30분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이 거리가 넘어가면 운전 자체가 노동이 되어 주말마다 내려가는 것이 짐이 됩니다. 다행히 삼막골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2. ‘쉼’이 있는 공간의 재설계
오래된 시골집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주말 생활’이 고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동선을 고려한 실내 화장실 개조, 외풍을 막는 단열 작업, 보일러 설치 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습니다.

4. 로망보다 강한 것은 ‘실행’입니다
많은 분이 “나중에 은퇴하면”, “나중에 여유 생기면”이라며 미룹니다. 하지만 저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집을 수리하고 주말마다 삼막골로 향하는 길, 그 설렘이 아내의 얼굴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낡은 흙집을 고치고, 화장실, 보일러실 개축, 과정에서의 현실적인 분투기가 시작됩니다.
귀향일기 1~10부 한눈에 보기
- 2부 : 고향집 수리 잔혹사
- 3부 : 아궁이와의 전쟁
- 4부 : 안전을 다시 설계하다
- 5부 : 미안하다, 고맙다
- 6부 : 정감 어린 돌담을 복구하다.
- 7부 : 물이 흐르고 온기가 돌다.
- 8부 : 화장실을 세우고 정화조를 묻다
- 9부 : 삼막골의 일원이 된다는 것
- 10부 : 초보 농부의 혹독한 입문기
- 마치며 : 마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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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귀촌 과정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 농촌 생활을 준비하거나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산들바람 다이어리는 농촌의 일상과 삶을 기록하는 개인 미디어입니다.

2부가 기대됩니다~좋은 글 늘 감사해요^^
네 감사합니다. 2부는 다음주나 이번주 토요일에 포스팅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