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구성원들과 같이 나누어 먹은 시루떡

[산들바람의 귀촌일기] 09 삼막골의 일원이 된다는 것: 떡 한 접시에 담긴 이웃의 정

1. ‘집 주인’을 넘어 ‘삼막골 주민’이 되기 위한 인사

오랜 시간 공들인 집 수리가 끝나고, 이제는 집 안이 아닌 집 밖으로 시선을 돌릴 때가 되었습니다. 고향이라곤 하지만 수십 년을 떠나 있었으니, 마을 분들에게 저는 반가운 얼굴이기도 하고 동시에 낯선 외지인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내의 요양을 위해 머물 곳이기에, 마을 분들과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2.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 한 접시의 힘

저는 아내와 함께 정성껏 준비한 떡을 들고 이장님 댁을 시작으로 마을 가구들을 한 집 한 집 찾아갔습니다. 요즘 세상에 무슨 이사 떡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골에서 떡 한 접시는 “저희 이곳에서 잘 지내보고 싶습니다”라는 진심 어린 고백과도 같습니다.

  • 반가운 환대: “아이고, 여기가 누구네 집이지?”, “어릴 때 보던 그 사람이네!” 하시며 반겨주시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긴장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습니다.
  • 소박한 나눔: 대부분 농사일에 바빠 밭에 계셔 얼굴은 못뵈었지만 집에 계신 어르신들은 떡을 건네드리면  무얼 주지 못하셔서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저희가 드린것은 떡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우리 식구를 잘 부탁하고 일원으로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이었습니다.

3. “그 집 서까래 참 잘 살렸네” – 인정받은 노력

마을 어르신들은 지나다니며 저희 집 수리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고생했던 지점들을 어르신들은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다. 집을 함부로 허물지 않고 아버지의 흔적을 살리려 애쓴 제 노력을 마을 분들이 인정해주셨을 때, 저는 비로소 삼막골의 진짜 주민으로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4. 삼막골에서의 첫 소속감: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시골 생활은 도시와 달리 이웃의 눈길이 가깝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간섭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투병 중인 아내와 주말을 보내는 저희에게는 그 눈길이 오히려 든든한 보호막처럼 느껴졌습니다. 배추를 심고 무를 심을 때나 농사관련 일을 할때에 가끔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어르신이 오셔서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이럴 때마다 저희는 커피를 드리고 과일을 대접하고 그랬는데 그것이 바로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이고 관심이셨습니다. 이런 관심들이 삼막골에서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귀촌과정에서 집을 수리하며 옛것을 하나도 고치지 않고 고수한 창호지 문
귀촌과정에서 원형을 100% 고수한 창호지 창문

5. 맺으며: 담장이 낮아지니 마음이 열렸습니다

떡 한 접시로 시작된 인사는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제 삼막골은 단순히 잠을 자고 가는 ‘주말 별장’이 아니라, 우리 부부를 품어주는 커다란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온기가 더해지니, 차갑게 수리되었던 집 구석구석에도 비로소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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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삼막골 참 좋지요
    춘천근교에 있는 그곳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곳이라면 더욱 친근감이 있습니다
    아는 분도 계시고요
    봄이 오면 삼막골에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승호대의 멋진 노을도 보고요
    사모님의 건강이 하루 속히 회복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쏙독새 울고 별이 우박처럼 내려 이슬과 뛰놀고 반딧불이 숲에서 짝짓기하는 꿈에 그립고 아련한 고향산하 같은 곳 그곳에서 행복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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